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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더', 놀랍도록 강렬한 하지만 참을 수 없이 불편한 창조의 광기

enews24 이동현 기자|입력. 2017-10-13 14:37|최종수정. 2017-10-13 15:01

제니퍼 로렌스와 하비에르 바르뎀 그리고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쥔 두 배우와 천재 감독의 만남만으로도 '마더(Mother)'는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여겨진다. 거기에 애드 해리스, 미셸 파이퍼, 도널 글리슨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의 가세는 봐야 할 의무감까지 샘솟게 한다.
[리뷰] ’마더’, 놀랍도록 강렬한 하지만 참을 수 없이 불편한 창조의 광기인간 내면의 본성과 광기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제니퍼 로렌스와 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났을 때 일으킬 화학작용에 대한 기대감은 영화에 대한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킨다. 애드 해리스와 미셸 파이퍼의 내공은 그 도전 정신을 한층 기대하게 한다. 나아가 영화를 보기 전부터 경외감을 갖게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더'는 몹시 불편하고 두려운 영화다. 2시간 남짓의 러닝 타임 내내 어디를 향하는 지 알 수 없는 불편한 긴장감의 정체는 시종일관 으스스하다. '마더'는 결코 공포 영화가 아니지만 공포 영화 이상의 서스펜스를 안겨준다. 무서움이라기보다 두려움이다. 강렬하면서도 불편한 광기에서 오는 치명적인 두려움이다.

영화는 마더(제니퍼 로렌스)와 그(하비에르 바르뎀) 부부가 사는 평화로운 외딴 집에 낯선 부부(애드 해리스와 미셸 파이퍼)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마더는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낯선 손님을 지나칠 정도로 환대한다. 마더의 불편함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마더는 극도로 불안해 한다.

부부는 무례하다. 집주인인 마더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집필을 중단한 시인인 그는 낯선 손님으로 인해 영감이 샘솟기에 부부의 무례함을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낯선 이들이 계속해서 그 집을 찾아 든다.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벌어진다. 결국 평화롭던 마더의 일상은 서서히 파괴되고, 마더와 그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중반까지 영화는 잘 짜여진 미스터리 스릴러로 전개된다. 낯선 부부의 정체와 이에 맞서는 마더 그리고 그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무덤덤하게 좇아간다. 마더의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는 감독의 시선과 함께 예측불허의 결말을 향해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같은 흐름은 송두리째 뒤흔들린다. 섬세하고 조심스럽던 마더의 심리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광기에 휩쓸려간다. 평화와 안정을 지켜내려는 마더의 결사적인 몸부림 또한 무너지고 만다. 그 와중에 갈피를 잡기 힘든 그의 의문스러운 행동들은 광기의 근원을 제시하는 듯하다. 마침내 시의 집필에 성공한 그는 위대한 창작자인양 불편함을 지배한다. 그리고 휘몰아치듯 불편한 광기를 향해간다.

'마더'는 보는 내내 불편하다. 하지만 눈을 뗄 수 없다. 헤어나기 힘든 불편함이다. 제니퍼 로렌스의 분노와 욕망을 오가는 경이로운 심리 연기는 관객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그리고 불편함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게 한다. '엑스맨' '헝거게임' 등 블록버스터의 매력적인 스타 제니퍼 로렌스는 '마더'에선 찾아볼 수 없다. 참을 수 없는 광기의 불편함에 무너져가는 마더만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리뷰] ’마더’, 놀랍도록 강렬한 하지만 참을 수 없이 불편한 창조의 광기'마더'는 고립된 분위기가 인상적인 영화다. 철저하게 마더와 그의 집을 배경으로 한다. 또한 배경 음악도 존재하지 않는다. 러닝타임 내내 집을 벗어나지 않고, 집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이 배경 음악을 대신한다. 하지만 전혀 허전하지 않다. 제니퍼 로렌스는 탁월한 연기로 집과 하나가 된다. 공간적인 고립감과 배경 음악의 부재를 메우고 남을 정도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광기에 휩싸인 러닝타임이 휘몰아치듯 지나가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느껴지는 건 창조자에 대한 불편함이다. 어쩌면 천재 연출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창조자를 향해 도전장을 던진 건 아닌지. 그리고 천재(天才)와 광인(狂人)은 일맥상통하는 존재라는 것을. 러닝타임 121분. 청소년관람불가. 10월 19일 개봉.


이동현 기자 kulkuri7@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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