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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순재, "정년 없는 예술가..62년 연기외길 원동력"

enews24 고홍주 기자|입력. 2018-04-17 08:57|최종수정. 2018-04-17 18:40

올해로 연기 경력 62년, 그 연륜의 무게감에 쉽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연극 TV 드라마 영화 등 무대를 넘나들며 왕성한 연기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이순재에게 그 원동력을 물었다.

"우리 직종의 특성이라 생각하는데 예술이란 행위는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롯이 자기 능력이 유지되는 동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그런 행복감이 있다. 그게 우리 직업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터뷰] 이순재, ”정년 없는 예술가..62년 연기외길 원동력”시트콤, 로맨스, 휴먼 드라마, 고전, 연극, 리얼리티 쇼 등 어떤 장르도 마다 않으며 쉼 없이 걸어온 62년 배우 인생.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런 그가 오직 시나리오 하나만으로 노 개런티 출연을 결심한 영화, '덕구'다.

'덕구'(방수인 감독)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방수인 감독은 '덕구'를 쓰기 위해 8년 동안 제주도를 뺀 전국을 돌며 글감을 수집했고, 이순재는 작위적이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내용에 끌려 출연을 수락했다. 이순재의 노 개런티 출연은 화제가 됐다.

"예전에는 영화에 출연하면 돈은 어차피 잘 못 받았다. 약속어음 형식이라서 출연료를 주지 않고 도망간 사람도 많았다. 별일이 다 있었다. 우리가 젊었을 시절엔 좋은 작품과 역할이라면 연기를 했다. 돈은 크게 중요치 않았다. 그동안 좋은 작품들을 많이 해봤지만 이 영화는 시나리오를 봤더니 앞뒤가 잘 맞았다. 캐릭터의 정서도 잘 표출이 됐다. 근래 본 것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인터뷰] 이순재, ”정년 없는 예술가..62년 연기외길 원동력”[인터뷰] 이순재, ”정년 없는 예술가..62년 연기외길 원동력”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덕구'는 25만 관객을 돌파했다. 총 누적관객수는 25만 3300명이다. 작품에 대한 이순재의 강한 애정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는 셈.

이순재는 영화 '덕구'에서 일흔 살,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어린 두 손자를 키우는 덕구 할배 역을 맡아 극을 끌어간다. 특히, 분량 90%를 감당하며 진한 울림을 전하는 이순재의 열연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하다.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눈물이 났지만 관객의 몫을 남기기 위해 최대한 절제한 편이다. 연기를 하다 보면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억지스러운 작품이 많은데, 이 영화는 울림을 줬다. 사람 사는 얘기를 진정성 있게 잘 풀어낸 작품이다."

이순재와 정지훈(덕구 역)과 박지윤(덕희 역)은 소소한 웃음과 진한 가족애로 따뜻함을 전한다. 이순재는 '덕구'에 등장하는 아역 배우들에게 그 공을 돌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은 진짜 잘한다. 덕구 역이 중요한데 정지훈이 잘하더라. 너무 오버할 것 같아 걱정인 측면이 없지 않았다. 오버를 하면 자연스럽지 못할 수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박지윤은 다섯 살이라 걱정했는데 대사 많지 않지만 촬영 안에서는 분위기 메이커다. 그 추운데 짜증도 안 부리더라."
[인터뷰] 이순재, ”정년 없는 예술가..62년 연기외길 원동력”[인터뷰] 이순재, ”정년 없는 예술가..62년 연기외길 원동력”이순재는 62년간 현역 배우로서 한 해도 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의 존재감은 많은 후배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연기자를 예술가로 인정 안 하려고 하는데, 자부심으로 하는 일이다. 예술창조에는 끝이 없고 완성이라는 게 없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같은 배역으로 연기를 해도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걸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배우의 연기성은 세가지로 구분이 된다. 작품보다 못한 연기, 작품만한 연기, 작품보다 나은 연기.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연기 그 이상은 연구하지 않으면 안 나온다. 아이디어가 나와야 할 수 있는 연기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면 발전할 수가 없다. 보완하기 위해 스스로 자책하고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덕구 할배'로 뜨거운 울림을 안긴 연기 장인 이순재. 스크린 밖에서는 그도 평범한 일상을 지내고 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꽃이 피자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번져난다. 이순재는 "우리 딸이 영화를 보고 와서 제일 많이 울고 갔다.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외손주 둘이 있는데 미국에서 공부 중이다. 손녀 딸은 미국 코넬 대학교에 들어갔다"라고 전하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사진제공=(주)영화사 두둥


고홍주 기자 falcon12@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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