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은희가 16일 오후 5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 인근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새로운 맹서'(1947)를 찍으면서 촬영감독 김학성씨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한국전쟁 당시 피란길에서 헤어졌다.
이후 고인은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1953)에 출연하면서 만난 고(故) 신상옥 감독과 1954년 결혼했다. 고인은 신 감독과 결혼 후 11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지만 1967년 이혼하고 만다.
이후 고인은 1978년 1월 홀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다. 아내를 찾아나선 신 감독도 같은 해 7월 납북되면서 두 사람은 1983년 북한에서 재회했다. 이후 두 사람은 북한에서 8년동안 17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북한에서 만든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인 최초의 해외영화제 수상으로 기록돼 있다.
두 사람은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뒤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국대사관으로 탈출한 뒤 10년간의 망명 생활을 하다 1999년 귀국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성당에서 둘 만의 결혼식을 다시 올렸다.
고인은 2006년 4월 신상옥 감독이 세상을 떠나자 건강이 악화됐고, 일주일에 세번씩 신장투석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유족으로는 신정균(영화감독), 상균, 명희, 승리씨 등 2남 2녀가 있다.
사진=네이버 프로필
최승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