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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상호 "주연 욕심? No, 좋은 배우 되고 싶다"

enews24 오미정 기자|입력. 2018-08-20 17:25|최종수정. 2018-08-20 18:54

[인터뷰] 김상호 ”주연 욕심? No, 좋은 배우 되고 싶다”
특유의 선한 눈매와 서글서글한 웃음 때문일까. 김상호는 항상 '좋은 사람' 역할을 한다. 악역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김상호다.

이번에도 그랬다.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에서 그는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 재엽을 연기했다. 아파트값이 떨어질까봐 살인사건을 쉬쉬하는 이기적인 주민들 사이에서 진범을 잡아야겠다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람이 형사 재엽이다. 그는 "이야기가 워낙 짜임새가 있었다. 일부 편집이 되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럭저럭 원하는 만큼 작품이 나왔다"며 특유의 반달눈 웃음을 웃어보였다.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맡았던 그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형사는 전작들과 좀 다르다.

"'목격자'의 재엽은 기존의 형사들과 좀 달랐다. 보통의 형사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를 가지고 범인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재엽도 사건 현장에 가서 범인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혀서 범인을 따라갈 수가 없다. 수사에 어려움을 주는 것이 범인이 아니라 주민이다."

영화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살인사건이 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오픈된 공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목격자가 없다. 아파트 주민 상훈(이성민)은 살인사건의 목격자다. 그런데 그는 신고를 하지 않는다. 행여나 있을지모를 살인자의 보복이 두려워서다. 그런데 그 두려움은 꽤 현실적이다. 살인자는 계속 아파트 주변을 맴돈다. 상훈은 무기력한 경찰을 믿지 못한다. 그 때 신고를 하라고 설득하는 남자가 재엽이다. 김상호는 "영화에서 나보다는 이성민 배우가 많은 에너지를 써야했다. 정말 쉽지 않은 연기였다"면서 자신의 얘기보다 이성민에 대한 치하를 먼저 한다.

김상호는 이번이 이성민과 첫 호흡이다. 두 배우 모두 작품수가 많아 언젠가 만났을 법 한데, 이상하게도 한 작품에서 연기를 한 일이 없다. 이성민과의 호흡을 물어보는 말에 김상호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와는 호흡이랄게 없다"면서 "이성민 배우가 워낙 연기를 잘 하니까 어떤 배우가 함께 해도 편할 것이다. 나 역시 매우 편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후배 곽시양은 어떻게 봤을까. 곽시양은 이 영화에서 연쇄살인범 역할을 맡아 무시무시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전에 보여줬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곽시양을 처음 봤을 때 매우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정말 잘해낼테니 두고 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전에 없던 악역을 맡아 바짝 독이 오른 모습으로 연기했다. 이성민 배우가 곽시양에 대해 '섹시한 배우가 한 명 나타난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영화는 단순히 살인사건의 공포만을 그린 것이 아니다. 영화가 더 무게감있게 그린 공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사건 수사에조차 협조하지 않는 집단 이기주의다.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에게 재산의 전부, 혹은 재산의 대부분이 되어버린 집, 그 집값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살인만큼이나 무섭게 그려진다. '목격자'가 그린 암울하고 현실적인 공포다. 김상호에게 만약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행동을 할 지 물었다. 그랬더니 예상한대로 "당연히 신고한다"고 답했다.

"공포는 외면하면 커진다. 외면하는 것보다 직시하는 게 더 빠르게 극복하는 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집단을 별로 안 좋아한다. 정확히 얘기하면 집단에 들어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운동도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혼자 하는 것을 한다.(웃음)"

영화에 집값에 대한 얘기가 나와 김상호에게 '본인 역시 집값에 일희일비하는 지'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는 올초에 집을 장만해 이제는 집값에 관심이 없다고 사람 좋은 웃음을 웃는다.

"올해 용인에 집을 마련했다. 이 집을 팔고 어디 갈 데도 없고 갈 생각도 없기 때문에 지금은 오르건 내리건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을 사기 전 너무 집값이 오를까 걱정했다. 원래 전세로 살던 집을 샀다. 집주인이 좋은 분이라 전세금 인상 스트레스가 적긴 했지만 어쨌든 전세금을 올리긴 올려야 하니까 돈 걱정을 하지 않을 순 없었다. 이번에 집을 장면하면서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졌다."

김상호는 스스로에 대해 '명품조연'이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조연'이라는 말 때문은 아니다. 그냥 '연기 잘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더 좋다는 그다.

"주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히 있다. 내 이름으로 20~30억 투자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웃음) 하지만 그게 내 연기 인생에 최종 목표는 아니다. 내 목표는 '좋은 배우'이지 주연이 아니다. 그래서 '명품 조연'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인터뷰] 김상호 ”주연 욕심? No, 좋은 배우 되고 싶다”
김상호는 '피와 뼈’의 각본으로 유명한 정의신 감독의 일본 영화‘야키니쿠 드래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영화는 일본에서 개봉해 흥행 성공을 거뒀다. 한국 개봉이 아쉬워 김상호에게 물었다.

"'야끼니쿠 드래곤'은 징용이 되어 일본에 정착한 교포 1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독의 연극이 원작이다. 일본에서는 여러 연극대상을 휩었다. 영화 역시 일본에서 잘 됐다고 들었다. 특히 오사카 쪽에서 반응이 좋다더라.(웃음) 국내에서도 작게나마 꼭 개봉을 했으면 좋겠다."

'목격자'는 '신과함께-인과연' '공작' '인랑' 등 쟁쟁한 영화가 포진해 있는 2018년 여름 영화 시장에서 그리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아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예상밖이다. 15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일 하루를 빼고는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일까지의 관객수는 136만 5454명.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다.

"'목격자'가 여름 시장에 개봉을 할 줄 몰랐다.(웃음) 매력적인 시장이긴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워낙 현실적인 공포이기 때문에 관객이 호응을 해 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김상호의 말이 맞았다. 관객이 호응했다.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그의 단순한 지론처럼, '목격자'는 '좋은 영화'가 됐다. 그 중심에 김상호가 있다.

사진 = NEW 제공 / 영화 '목격자' 스틸컷

오미정 기자 omj0206@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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