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아인 "이방원, 내 순수한 도전이었고 실험이었다" ①

enews24 오미정 기자 | 입력 2016-03-24 오후 12:12:24 | 최종수정 2016-03-24 오후 12:27:21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스스로는 "재갈을 물고 있다"고 했지만 정돈된 멘트 안에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의사를 표시했다. 역시 유아인다웠다. 유아인은 잘 알려진대로 달변가다. 어떤 질문에 막힘이 없었고, 깊은 생각이 없는 답변이 없었다. 동시에 설득력있게 자신을 표현했다.

유아인은 23일 오후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종영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을 만났다. 50회에 이르는 대장정을 끝낸 유아인은 "2%는 섭섭함, 98%는 시원함"이라는 말로 종영 소감을 전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인터뷰] 유아인 "이방원, 내 순수한 도전이었고 실험이었다" ①
"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오늘 이상하게 어딘가 뻥뚫린 기분이 든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면 이런 기분일까 싶기도 하다. 물론 직장생활하는 분들과 비교할바는 못되지만, 어쨌든 긴 호흡을 갖고 참여한 작품이라 허전함이 들긴 들었다."

유아인은 이 드라마에서 고뇌하고 흔들리는 청년 이방원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너무 납득이 가게 연기를 잘 해 '미화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우선 이방원을 연기하는 젊은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나에겐 순수한 도전인기도 했다. 기존에 그려졌던 이방원과는 다른 이방원을 그렸다.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굉장히 혼란스러운 인물이고, 인간적으로 보면 참 서글픈 인물이다. 내면적으로 연약함도 갖고 있다. 모든 권력자가 그렇겠지만 이방원도 고독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이방원은 워낙 이미지가 명확하고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며 매 장면마다 새로움을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캐릭터 가운데 혼란스럽지 않은 캐릭터는 없다. 나는 배우라서 인물을 타당성있게 연기해야한다. 그런데 타당성이 지나치면 '미화했다'고 하시니까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유아인은 50회에 이르는 드라마를 통해 이방원의 긴 삶을 연기하며 캐릭터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갔다. 순수한 청년에서 시작해 정쟁의 한 가운데에 서서 정적을 잔혹하게 숙청하는 모습까지, 유아인이 연기한 이방원은 그간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이방원과 많이 달랐다.

"50회 안에서 이방원의 변화를 그리고 싶었다. 나이의 변화뿐 아니라 내면의 변화를 연기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물리적으로는 목소리와 말투에 변화를 줬다. 감정의 변화는 찌들어가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방원의 변화의 과정이 꼭 성장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인간이 가진 고결함에 점점 때가 묻어가는 것을 꼭 성장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연기를 했는데 잘 표현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유아인은 이방원 캐릭터에 대해 "최근 연기한 역할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라고 했다. 이 캐릭터를 통해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는 그다.

"이 작품 전에는 '사도'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바뀌었다. 물리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방원을 연기하며 그동안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촬영을 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낀 것이다. 보통 작품이 끝난 후 뒤돌아보며 나의 성장을 느끼는데 이번 작품은 호흡이 길어서 작품 안에서 변하고 있는 나를 느꼈다. 나는 연기를 하며 스스로 실험을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맞아 떨어졌는지를 작품 안에서 바로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작품을 하며 연기에 여유도 갖게 됐다."


[인터뷰] 유아인 "이방원, 내 순수한 도전이었고 실험이었다" ①
유아인은 이 자리에서 열악한 드라마 촬영 현장에 대한 솔직한 감정도 털어놨다. 하지만 그 말투에는 과거와 다른 이해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짧은 작품을 할 때에는 석 달만 하면 되니까 참았는데, 이 작품은 힘들어도 금방 끝나지 않으니까 좀 힘들었다.(웃음) 그래도 끝까지 참으면서 했다. 대한민국의 어떤 일터가 완전히 합리적이고 완전히 체계적인가. 문제제기도 하고 싶고 발언도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이들면서 몸을 좀 사리는 것 같기도 하다. 좋은 것은 50부작이라 출연료가 많다.(웃음)"

유아인은 지난 1년간 쉼없이 달렸다. 영화 '베테랑'에 이어 영화 '사도'로 관객을 만났고, 뒤이어 '좋아해줘'로 돌아왔다. 동시에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했다. 소처럼 일만 한 대세 배우다.

"'사도'와 '베테랑'은 재작년에 찍었던 것이었는데 작년에 동시기에 개봉했다. 작년에 한 것은 '좋아해줘'와 '육룡이 나르샤'였다. 동시에 많은 작품을 보여드려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다 좋은 얘기를 해 주셔서 기쁘기도 했다. 그런데 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으니 비행기를 타고 붕붕 날아가는 것 같기도 했다. 지금은 좀 진정이 된 상태다. 작년의 일들은 오랫동안 꿈꿔온 순간이지만 동시에 나에게 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는 큰 성취감을 느꼈던 한해였다."

사진 = eNEWS24 DB

-인터뷰②에서 이어짐-


오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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