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억의 밤' 이어 '나쁜녀석들'까지..김무열의 열일

enews24 오미정 기자 | 입력 2017-11-28 오후 7:52:26 | 최종수정 2017-12-19 오후 12:08:33


연기 잘 하는 배우 김무열이 영화와 방송 쌍끌이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 '기억의 밤(연출 장항준)'은 지난달 29일 개봉해 17일까지 135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성공을 거뒀다. 이 영화에서 그는 형 유석으로 등장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기억의 밤'은 영화의 앞부분 외에는 스토리에 대해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작품이다. 이 쉽지 않은 작품에서 그는 반전의 주인공 역을 맡아 예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16일 첫 방송한 OCN '나쁜녀석들 : 악의 도시'도 출발이 좋다. 이 드라마는 2회만에 시청률 4.6% (TNMS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이 드라마에서 김무열은 신입검사 노진평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와 드라마의 연이은 호평, 김무열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따뜻한 겨울이다.

[인터뷰] '기억의 밤' 이어 '나쁜녀석들'까지..김무열의 열일
-'기억의 밤'을 선택한 이유는.

"보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주는 작품이었다. 스릴러의 클리셰가 많이 쓰였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어쨌든 그걸 풀어낸 방식은 신선하다.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유석은 아픔이 많은 캐릭터다. 캐릭터가 주는 힘도 엄청났다."

-평소 스릴러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나.

"답답함을 못참는다. 사건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내 취향이 아니었다. 관객으로서 영화를 볼 때의 1순위는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거대 자본에 노예인가보다.(웃음) 그런데 이번 작품은 스릴러에 대한 내 평소 마음을 모두 잊어버리게 할만큼 좋았다."

-유석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나.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에 대한 얘기를 많이 찾아봤다. 트라우마의 증상, 극복 스토리 등을 많이 읽었다. 범죄피해자 유가족에 대한 인터뷰도 많이 읽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반전이 많고 여러 감정을 가진 캐릭터라 정말 생각이 많았다."

-유석을 연기하며 재미있었던 일은.

"양자물리학에 대한 세미나를 하는 장면이 정말 힘들었다. 대본에 정말 낯선 말들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예고 출신에 예대를 나왔다. 그래서 그런 말들은 입에 담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웃음) 영화에서는 현장 오디오가 나가지 않았다. 나 역시 오디오가 나가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사를 대충 해도 됐다. 그런데 하필 그날 현장에 장항준 감독님의 학교 제자들 100여 명이 왔다. 내 연기를 지켜보는데 너무 떨렸다. 그래서 대충 할 수가 없더라. 게다가 테이크도 꽤 오래 갔다. 정말 고생했다.(웃음)

또 다른 재밌는 일은 극 말미에 눈물을 흘리며 뒤돌아서 나오는 장면을 찍을때 일어났다. 돌아서서 문을 열고 나오는 연기였다. 그런데 그 촬영장이 오픈된 공간이라 현장 통제가 잘 안됐다. 감정이 고조된 상태로 연기를 하고 뒤돌아서 나오는데 누군가 사인을 해달라고 종이를 내밀더라.(웃음) 그런데 안해드릴 수도 없어 눈물을 닦으며 사인을 해드렸던 기억이 난다.(웃음)"

-장항준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장 감독님은 정말 웃긴다. 그래서 현장 분위기가 항상 화기애애하다. 현장 애드리브도 장항준 감독님이 많이 만드셨다. 장항준 감독님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차기작을 빨리 하셨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을 너무 오랜만에 하셨다."

-강하늘과의 호흡은 어땠나.

"나이답지 않게 워낙 감성이 올드하다.(웃음) 나는 강하늘을 19세 때부터 알고 지냈다. 그런데 그 때부터 이영훈 작곡가 노래 좋아하고, 이문세 선배님 김광석 선배님 노래 좋아하고 그랬다. 추억의 팝송도 많이 안다. 그런 낡은 세계관이 그 또래 배우들과 강하늘의 차이점을 만드는 것 같다. 현장에서도 강하늘은 정말 요즘 배우같지 않다. 나는 현장에 있을 때 모니터를 보거나 운동을 하는데, 강하늘은 여기저기 그룹에 끼어서 수다를 떤다. 밥차 사장님, 조명팀 스태프 등 사람도 전혀 가리질 않는다. 정말 유쾌하고 특이한 친구다.(웃음) 현장에서는 주연배우들이 연기 외에도 갖춰야할 의무같은 것이 있다. 그런 면에서 강하늘은 정말 훌륭하다."

-강하늘이 군에 입대해 작품 홍보를 혼자한다. 힘들지 않나.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군대에 있는 강하늘보다는 덜 힘들지 않을까. 강하늘의 시계가 얼마나 느리겠나.(웃음) 완성된 작품을 보니까 강하늘이 더 생각난다. 군입대 이틀 전에 이 영화 포스터 촬영을 했다. 한참 놀아야 할 시기인데 일하고 바로 집에 가더라."

-강하늘은 정말 미담제조기인가.

"'기억의 밤' 스태프 중 스케이트 보드를 열심히 타는 친구가 있었는데, 물어보니 그 스케이트 보드를 하늘이가 사줬다고 하더라. 또 회식자리에 양주를 사다놓기도 했다."

-동생이 그렇게까지 하면 형인 김무열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나도 하긴 했다.(웃음) 준비를 할 시간이 없어서 현찰로 좀 했다.(웃음)"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각각의 매력은 무엇인가.

"공연은 그 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같은 공연이라도 매번 다른 느낌이다. 영화는 작품의 섬세함이 좋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고 공을 들인다는 것이 정말 뭉클하다. 작품을 찍어놓고 개봉을 기다릴 때의 시간도 너무 좋다. 필름을 사진관에 맡겨놓고 찾으러 가기 전의 느낌이랄까. 그리고 드라마는 반응이 빨라서 좋다. 빨리 대중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인터뷰] '기억의 밤' 이어 '나쁜녀석들'까지..김무열의 열일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작품으로 많은 얘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쩔 수 없이 개인적인 일이 공개되는 것은 알지만 연기 아닌 일로 이슈가 될 때에는 조금 불편하다. 전에는 CF도 이미지가 소비된다고 안했다. 그동안 자동차 CF 하나 찍었다. 사실 지금은 별로 CF가 안들어온다.(웃음) 그럼에도 여전히 이미지 소비 때문에 안한다고 한다. 안들어와서 안하는 것인데.(웃음) 그리고 기회가 되면 내가 필요한 여러가지 일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얼마 전 제9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 영화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 참여했다.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배우들이 쓰임을 받았으면 좋겠다."

-블록버스터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런 작품에도 출연해야하지 않나.

"안불려 주셨다.(웃음) 연상호 감독님의 '염력'을 기대하고 있다. 또 '1987'도 기대된다. 나도 참여하고 싶었는데 장준환 감독님이 안불려주셨다.(웃음)"

-스스로에 대해 열등감이 많은 배우라고 한 적이 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보면서 열등감을 느낀다. 상대방의 장점을 많이 찾아내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웃음)"

-유기견, 유기묘 관련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 영화 촬영을 하며 유기묘를 한 마리 구조했었다. 촬영 중 제작팀을 쳐다보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너무 귀여워서 그냥 바라봤는데, 좀 있다 보니 길에 누워있더라. 그 순간 아까 고양이가 제작팀을 쳐다보던 것이 살려달라는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었다. 얼른 고양이를 구조해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 그런데 이미 뇌손상이 심한 상태였다. 밤에 만나서 밤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는데, 병원에서 3~4주 지내다가 결국 하늘나라로 갔다."

-올해 유기견 한 마리를 더 입양한 사실이 전해졌다.

"밤비, 부 두 마리를 키우다가 지난 7월 다람이를 입양했다. 다람이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던 강아지였다. 뜬장에서 생활을 하던 개라 다리가 괴사했다. 그래서 다리 절단 위기까지 갔는데 어쨌든 다리를 살리긴 살렸다. 사회화가 전혀 되지 않은데다 다리모양이 여느 강아지와 달라 입양이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집에 데리고 왔다. 다람이를 입양한 일이 올해 가장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3마리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되고 기쁘다."

사진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주)키위컴퍼니 제공 / '기억의 밤' 스틸컷


오미정 기자 omj0206@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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