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990년생 김태리, "나에게도 '1987'은 큰 공감을 준다"

enews24 오미정 기자 | 입력 2017-12-22 오후 7:16:05 | 최종수정 2018-01-09 오전 10:45:01


영화 '1987'(장준환 연출)을 문재인 대통령까지 봤다. 문 대통령은 7일 이 영화를 본 후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대사가 마음에 큰 울림을 줬다"고 했다.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바로 그 말이었다고 말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느냐', 그렇게들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다.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고 뚜벅뚜벅 발전하고, 우리가 노력하면 바뀐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얘기한 그 대사의 주인공은 연희다. '1987' 속 유일한 가상의 캐릭터다. 극중 연희는 보통의 대학생이다. 주변에 여러 민주화 운동가가 있지만 연희는 그런 사람들을 무모하다고 생각한다. 맨손으로 시위하고 투쟁한다고 세상이 바뀌느냐고 반문하는, 그런 보통의 대학생이다. 그런데 독재정권의 폭압은 그 연희까지 결국 광장으로 끌어낸다.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는 1990년생이다. 1987년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김태리는 그 시절을 경험하지 않은 자신에게도 '1987'은 큰 공감을 줬다고 했다. 우리는 불과 1년여전 부당한 정치 권력에 맞서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30년의 시차를 두고 사람들이 또다시 광장에 모였다. 그 가운데에는 분명 30년 전 연희처럼, 이런다고 세상이 바뀔까 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연희는 그렇게 회색 지대에 선 보통 사람들의 표상이다.

[인터뷰] 1990년생 김태리, "나에게도 '1987'은 큰 공감을 준다"

-이 영화에 참여하게된 소감은?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 '1987'은 단순히 재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다.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내가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했다는 점에 매우 기쁘기도 하다. 2017년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촬영하고 개봉까지 했다. 빨리 개봉해서 좋다."

-본인이 맡은 연희는 극중 유일한 허구의 인물이다. 어떻게 연기했나.

"보통사람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1987년뿐 아니라 2017년의 많은 사람도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다. 나는 1987년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하지만 2017년의 촛불은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연희에 공감이 많이 됐다. 장준환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발전시켜나갔다."

-관객으로서 '1987'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현재와 그 때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 권력이 사실을 은폐하고 국민을 속인 것에 대한 분노가 사람들을 광장에 나오게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좋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했다. 소감은.

"정말 영광임과 동시에 좋은 영화에 누가될까봐 부담이 많이 됐다. 내가 나오는 장면은 '1987'에서 상대적으로 어린 톤이다. 나는 그 시대를 겪어보지도 않은데다 나이대도 선배들과 달라서 내 장면이 자칫 튈까과 너무 걱정을 많이 했다.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연기를 하며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은.

"감정의 흐름을 위해서 앞뒤 장면을 많이 생각했다. 극중 만화사랑 동아리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영상을 보고 밖에 나와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강동원 선배님과 얘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촬영 순서는 밖에서 얘기를 하는 장면이 먼저였다. 앞 장면에서 얼마나 감정 변화를 일으켜야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뒷 장면을 찍으려니 정말 멘붕이 왔다. 선배님들은 그런 촬영에 익숙하신데 나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정말 힘들었다."

-강동원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너무 좋았다.(웃음) 그런데 선배님이과 얘기를 하면서 내가 선배님 영화를 상당수 보지 못한 것을 알았다. 많이 죄송했다. 선배님이 역할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오셨다. 연희와 강동원 선배님이 맡은 '잘생긴 대학생' 캐릭터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하정우와는 두번째로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

"같은 작품에 출연은 하지만 만날 기회가 없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하정우 선배님이 어떻게 연기하실까 궁금하긴 했다. 역시 너무 잘 하시더라. 촬영할 때에는 못 만났고,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만났다.(웃음)"

-출연진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1990년 생이라 1987년을 경험하지도 못했다. 그런 김태리가 볼 때 영화 속 고증은 어땠나.

"인상적이었다. 80년대 패션도 좋았다. 영화 속 의상과 내가 잘 어울린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의상이 워낙 예뻤다. 그 시대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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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화법, 말투 등 모든 것이 매력적이다. 재미있으시고 노력도 많이 하신다. 영화를 찍을 때에는 정말 칼같다. 물렁물렁한 화법으로 칼같이 연출을 하시는 것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7'을 본 후 이런 영화를 만드시느라 이렇게 노력하셨구나 싶어서 감동을 받았다."

-장준환 감독의 아내인 배우 문소리도 영화에 도움을 많이 줬다고 들었다.

"엔딩신에서 단역배우들에게 연기 디렉팅을 많이 해주셨다. 학생운동을 해보셔서 확실히 시위를 하는 자세가 다르셨다. 나도 보고 배웠다. (웃음)"

-향후 활동 계획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연출)의 촬영이 끝났다. 후반작업 끝나고 홍보 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은 촬영을 시작했다. 2018년은 정말 바쁠 것 같다."

사진 = 허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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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정 기자 omj0206@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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