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작' 이성민, "리명운 연기하며 반성..까불고 다녔구나 싶어"

enews24 고수진 기자 | 입력 2018-08-08 오전 9:47:38 | 최종수정 2018-08-09 오전 11:55:01


[인터뷰] '공작' 이성민, "리명운 연기하며 반성..까불고 다녔구나 싶어"
배우 이성민 특유의 따뜻함과 리명운 캐릭터의 만남은 전에 없던 '북한 사람'을 만들어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이성민은 극중 북한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을 연기한다.

이성민은 리명운을 통해 관객들이 가질 법한 북한 최고위층 비선세력의 편견 내지는 고착된 이미지를 벗겨냈다. 리명운은 이성민을 통해 강인한 카리스마에 인간적인 면모를 겸비한 인물로 탄생했다. 이는 흑금성 역의 황정민과 진한 브로맨스로 이어지며 영화의 진한 감동을 안겼다.

"역시 이성민"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지만, 정작 최근 '공작' 인터뷰로 만난 이성민은 "반성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이라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인터뷰] '공작' 이성민, "리명운 연기하며 반성..까불고 다녔구나 싶어"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영화에 합류하기까지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영화를 준비할 때만 해도 극강 냉전 시기였기 때문에 '이 영화 뭐지? 윤종빈은 미래에서 온 사람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 판문점에서 남북한 두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감독님과 그 장면을 캡처해서 문자를 주고 받았다. 이 영화를 통해 민족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참 감회가 새롭다."

-윤종빈 감독은 왜 본인에게 리성운 역을 맡겼나?

"난 잘 모르겠는데, 내가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쌓아 온 신뢰감이 상당하다고 하더라. 실제와는 다르게. 하하. 윤종빈 감독은 캐스팅을 참 잘하는 것 같다. 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웃음) 배우끼리 만났을 때 어떤 연기가 나올지 정확하게 계산하고 캐스팅한다. 또 배우 각각의 장단점을 정확히 안다. 연출자의 가장 큰 덕목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 디렉션이 별로 없다. 배우들의 연기를 갖고 요리를 잘 하는 감독이다."

-민감한 내용이기도 했지만, 대사량이 엄청난 부분도 어려웠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대사가 참 많다는 생각만 들더라. 윤종빈 감독의 대사를 구사하는 능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스파이물치곤 액션이 없더라. 감독과 미팅하고 내린 결론은 구강액션이라는 것이었다.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액션을 대신할 수 있는 내 안의 모든걸 활용해 긴장감을 유지해야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연기했다."

-그럼에도 사회주의 체제 하에 인간미를 갖춘 리명운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사람들은 대부분 북한의 고위층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북한 출신의 자문해주시는 분이 북한의 모든 고위층이 비선 세력만 있는건 아니라고 하더라.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결론적으론 자문해주신 분이 인간적으로 묘사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다. 다행인 것 같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나한테 없는 부분을 리명운을 통해 보여줘야 해서 힘들었다. 릴렉스한 연기를 보여주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연기를 하며 반성도 공부도 많이 했다. 지금까지 참 디테일한 부분들을 많이 놓치고 까불고 다녔다는 생각이 들더라. 좋은 경험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없는 부분인가?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게 연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명운은 속내를 감추고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또 그걸 진실인것처럼 얘기해야하지 않나. 그러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것들이 힘들었다. 원래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잘 안되더라. 머릿속에서는 계산이 되는데 실현이 안될 때 답답했다. 지금까지는 연기를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했다. 그런데 이번 연기는 눈 깜빡 거리는 것, 숨쉬는 것조차 계산해야 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신인 시절 연극할 때 대본에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준비하던 걸 잊고 지냈는데 다시 하게 됐다."

[인터뷰] '공작' 이성민, "리명운 연기하며 반성..까불고 다녔구나 싶어"
-흑금성 역의 황정민과 팽팽한 대립부터 뜨거운 우정까지 극강의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흑금성과 처음 식당에서 마주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숨이 턱 막힌다. 대사가 워낙 많아서 숨 쉴 타이밍이 없더라. 우리가 숨을 쉬면 관객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보니, 자세 한번 딱 바꾸는걸로 쉼표를 줬다. 그런데 신마다 그런 딜레마에 빠져서 힘들게 촬영하며 얻은 결과다. 관객들이 잘 봐줬으면 좋겠다."

-내용과 그 안의 역할 등 여러면에서 '공작'을 작업한 사명감이 남다를 것 같다.

"국가의 이념과 함께하는 인물인 흑금성이 북측 인사와 접촉하면서 남측의 음모를 알게 되면서 딜레마에 빠지는게 영화의 큰 줄기다. 리명운 역시 국가의 체제와 이념이 확고한 나라에서 자신의 신념은 다르고, 그러던 중 흑금성과 교감이 되면서 조심스럽게 두 사람이 어우러져 나가는 과정은 근래 한반도의 훈풍 분위기와 닮아있다. 불과 몇년 새 바뀐 상황인데, 그래서 이 영화 개봉 이후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고수진 기자 sujingo@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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