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상속자들'-'응답하라', 월화수목금토 무한질주의 공통점

enews24 이인경 기자 | 입력 2013-11-27 오전 8:58:37 | 최종수정 2013-11-27 오후 6:02:50


요즘 "월화수목금토, 드라마 보는 재미에 산다"는 여자들이 많다. 드라마 보면서 달콤한 연애를 꿈꾸거나, 드라마에 빠져서 한때 잘나갔던 스무살 시절을 떠올린다거나, 드라마를 통해 현실의 억눌림을 전복하는 상상에 빠져든다거나, 어디가나 여자들 입에서 드라마 얘기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월요일 화요일에는 MBC '기황후'를, 수요일 목요일에는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을, 금요일 토요일엔 tvN '응답하라 1994'를 보는 게 일주일 TV 시청 코스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이 드라마의 저력과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기황후'-'상속자들'-'응답하라', 월화수목금토 무한질주의 공통점
# 여자 마음은 여자 작가가 잘 안다~

인기 드라마의 히트 요인은 언제나 그러하듯 당연히 '작가발'이 크다. 히트작 메이커인 '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 연애 세포를 깨우는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웃음 전도사 '응답하라 1994'의 이우정 작가, 이들은 저마다의 상상력과 대사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특히 디테일에 민감한, 섬세한 여성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명대사와 명장면을 제조하면서 '보고 또보는' 홀릭, 폐인들을 양산하고 있다.

사실 '기황후'는 방영 초반 일부 우려가 있었다. 고려 공녀에서 원나라 제1황후로 등극하는 기황후의 자전적 성공 스토리가 역사를 왜곡시킬 논란이 있다는 점에서였다. 선굵은 대하사극, 시대극을 두로 집필해온 장영철 작가의 힘에, 섬세한 감성을 불어넣어준 것이 바로 그의 아내이자 파트너인 정경순 작가다. 두 사람의 시너지는 '기황후'의 인기 동력이 됐다.

실제로 '기황후'는 역사 드라마처럼 포장됐으나, 한 여인의 사랑과 복수를 삼각 관계와 함께 절묘하게 그린 멜로 드라마로도 볼 수 있다. 고려의 힘없는 공녀인 기승냥(하지원)이 정인이자 고려의 왕인 왕유(주진모)를 사무치게 그리워 하는 마음으로 이국땅에서 홀로 갖은 고생을 감내하면서 꿋꿋히 버텨나가는 가운데,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원수인 원나라 황제 타환(지창욱)과 '밀당'을 하는 모습은 염통이 쫄깃해질 만큼 흥미롭다.

하얀 이불 빨랫줄 사이로 타환과 기승냥이 얼굴을 마주하는 장면이나, 왕유와 기승냥이 서로의 등과 가슴을 포개고 한몸처럼 거문고를 타는 장면 등은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을 잘 드러낸 '기황후'의 명장면이었다.

'상속자들' 역시 역설적으로 김은숙 작가 파워를 입증해낸 작품이 됐다. 그동안 김은숙 작가는 콤비인 신우철 PD와 호흡을 맞춰왔는데 '상속자들'을 통해 독립을 했기에 이번 시청률 스코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렸다. 이같은 관심과 부담을 김은숙 작가는 톡톡 튀는 대사와 스토리텔링으로 극복해 냈다. 현재 시청률 20%를 돌파했으며, '모든 여자들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싶게' 만드는 명대사 열전을 쏟아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특히 김은숙 작가가 가장 애정을 많이 쏟아 완성해낸 듯한 김탄(이민호)과 최영도(김우빈) 어록은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 말투 만큼이나 대박을 쳤다. 현재도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 중인 김탄의 대사, "나 너 좋아하냐"가 대표적. '나'와 '너'를 살짝 뒤바꿔 놓은 뒤,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한 무심한듯 표현법은 여성들의 마음을 후벼파기에 충분하다.

최영도의 경우 '좋아하는 여자애를 골리려 고무줄 끊고 달아나는' 유치한 나쁜 남자의 심리를 반영한 대사로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상속자들' 6회에서 최영도는 편의점 앞 테이블에 엎드려 자는 척하는 차은상(박신혜)을 발로 툭툭 차며 깨우면서, "왜 이런 데서 자냐, 지켜주고 싶게"라는 반전 대사로 여심을 흔들었다.

시청자들은 "김은숙 드라마 보면 연애하고 싶어진다" "여자 마음은 여자가 가장 잘 아는 듯" "캐릭터에 특징을 부여하고 캐릭터 스스로 살아숨쉬게 만드는 마법의 필력" 등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응답하라 1994'는 매회가 레전드급 명대사 명장면이다. 매회 시작과 함께 붙는 '부제'와 OST도 감각적일 뿐더러, 주인공들이 읊조리는 내레이션은 한편의 시집, 혹은 수필집을 떠올리게 할 만큼 잔잔한 여운을 선사한다.

6화 '선물학개론' 속 성나정(고아라)의 내래이션도 그랬다. 성나정은 신촌하숙에서 동고동락하는 하숙생들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사랑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을 내레이션으로 표현했다.

"세상 모든 관계는 익숙해지고 결국엔 당연해진다. 선물에 가장 강력한 힘은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를 새삼 다시 설레고 감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선물을 고르고 카드문구를 고민하며 그에게 마음을 쓰는 사이 어느새 그 사람은 내게 다시금 새삼스러워진다. 그리고 그 마음이란 반드시 전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가 급기야 무뎌짐으로 퇴화된다면 이젠 그 어떤 선물도 뒤늦은 노력도 의미없다.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베란다 귀퉁이에서 바짝 시들어버린 난초에게 때늦은 물과 거름은 소용없는 일이다. 관계가 시들기 전에 서로가 무뎌지기 전에 선물해야 한다. 마음을 전해야 한다."

이제 11회까지 방송된 '응답하라 1994'는 시청률 두자릿수에 육박하는 '신드롬'급 파워를 자랑하고 있으며 이우정 작가는 '괴물 작가'라는 타이틀과 함께 예능과 드라마를 동시에 히트시킨 전무후무한 여성 작가로 방송가에 위세를 떨쳐나가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여성 작가들의 경우, 협업과 배려에 익숙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에도 열려 있다. 여러 아이디어를 자신의 경험과 녹여내 드라마화 하는 데 여성 작가들이 더욱 탁월한 것 같다. 여기에 살아 숨쉬는 듯한 캐릭터를 먼저 만들어내고, 그 캐릭터가 스스로 힘을 갖게 만드는 필력 또한 이들 세 여성 작가들의 공통점이다. 그렇기에 남녀 주인공 외에 다양한 조연 연기자들까지 드라마에서 힘을 받으면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 같다. 이러한 인연들이 여성 작가들과 다시금 쌓이면서, 차기작 캐스팅 파워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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